* 노루귀가 피는 곳
그래 그래 여기야 여기
신기해하고 신통해하는 것은 뜸이다
안으로 스미는 연기의 수백 개 얼굴이
아픈 곳을 알아서 나긋나긋 더듬는다
그러고 보면 뜸은 어머니의 손을 숨기고 있다
뜸과 이웃인 침을 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침의 얼굴과 대적한 적 많아
보는 순간 심장부터 놀라 돌아서곤 한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뜸이 다 사그라지기를 기다리다 보면
어머니도 부엌에서 또 뜸을 뜨고 계셨다
아침저녁 굴뚝으로 하늘 한켠을
할머니 무덤 여기저기에
누루귀가 피었다
겨울과 봄 사이
가려워 진물 흐르는 대지에
아니 너와 나의 그곳에
누가 아련히 뜸을 뜨고 계시다
어느 세상의 기혈이 뚫렸나 하루도 환하다
-2012 경상일보 신춘문예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리움 행성...안개 (0) | 2012.03.02 |
|---|---|
| 달 (0) | 2012.02.06 |
| 그리움 행성 (0) | 2012.01.26 |
| 아버지 (0) | 2012.01.21 |
| 기다림이 머문 자리 (0) | 2011.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