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하이킹 하이킹

최인숙산호수 2012. 10. 19. 09:07

 

하이킹 하이킹

 

 

 

 

눈동자는 바퀴를 담고 있다

 

그의 눈에서 꺼낸 바퀴로 나는 자전거를 만든다

강둑 위에서 자전거를 타면

물 위로 길이 생기고

강물 속으로 또 하나의 자전거가 굴러간다

젖지 않는 물속 바퀴 더 빨리 구른다

 

세게 달릴수록 바람은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눈 가늘게 뜨고

핸들 잡던 손을 물 위에 던진다

낯선 내가 울렁거리며 흩어진다

 

강물이 짐칸에 올라탄다

바퀴가 뻑뻑해지고 자전거는 비틀거리고

울퉁불퉁한 속도를 따라붙는 강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그래도 바퀴는 허공을 감으며 계속 돌고

물속에서 따라 허우적거리던 그림자

잠긴 하늘은 구름까지 뜯어내며 흩어진다

 

바퀴는 그의 눈 속에서 계속 돌고

 

 

 

 

 

                                다층 2012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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