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빗살무늬 바람

최인숙산호수 2013. 1. 28. 12:28

* 빗살무늬 바람

/ 최인숙(산호수)

 

안으로 스미는 바람

구멍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긴 시간을 깎아

화석이라도 만들어 보자는 속셈

허공의 씨앗을 골라

가슴 한편에 심어 두자는 약속

빈손은

새삼스러워도 어쩔 수 없지

바람은 네 노래처럼 길게

나를 통과하는 질긴 구애

끝은 한순간 다가서지만

끝이라는 말이 꺼내놓을 더 큰 허공에

몸 먼저 앞세우며

지나가는 중이야

나를 깎고 있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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