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장호원 복숭아

최인숙산호수 2015. 5. 22. 12:40

장호원 복숭아

 

 

 

대숲에 바람이 들어서면

긴 휘파람 소리가 납니다

휘파람은 날아서 항아리 속에 담깁니다

침묵을 퍼내고 둥근 속을 어루만지며

오래 기다렸던 손길로 파고듭니다

모난 곳 없이 둥근 손짓입니다

둥근 손짓에 깊이가 생겨납니다

채움과 비움을 생각하는 동안

항아리엔 달빛과 낮은 자장가 소리 가득하다 비워지고

비워지다 다시 가득합니다

그 위에 붉은 뺨에 패인 보조개도 스칩니다

젊은 어머니 처음 젖을 물렸던 날

내 울음소리도 저렇게 붉었겠지요

 

 

 

 

                                2010년 제 5회 복숭아문학제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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