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원 복숭아
대숲에 바람이 들어서면
긴 휘파람 소리가 납니다
휘파람은 날아서 항아리 속에 담깁니다
침묵을 퍼내고 둥근 속을 어루만지며
오래 기다렸던 손길로 파고듭니다
모난 곳 없이 둥근 손짓입니다
둥근 손짓에 깊이가 생겨납니다
채움과 비움을 생각하는 동안
항아리엔 달빛과 낮은 자장가 소리 가득하다 비워지고
비워지다 다시 가득합니다
그 위에 붉은 뺨에 패인 보조개도 스칩니다
젊은 어머니 처음 젖을 물렸던 날
내 울음소리도 저렇게 붉었겠지요
2010년 제 5회 복숭아문학제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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