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외 출입금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다급하게 두드릴 때조차
어둠은 눈높이 보다 조금 높은 곳에 눈을 맞추고
거만하게 그러나 초점 없이 내려다볼 것이다
발로 찬다고 해도 내 발만 아플 것이다
두들겨도 내 주먹만 공허해질 것이다
벽 뒤에 숨겨진 당신의 세계
벽과 다름없는
있지만 없는 당신이라는 세계
그 침묵에 대해
난 망치를 들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림자밖에 없는
알몸뿐인 밤이 오면
하나 둘 돌아오는 골목
물렁해진 모퉁이로
관계 할 자들만 집으로 돌아온다
당신은 굳이 열리지 않아도 좋다
난 당신과 관계가 없으니까
정말 그러니까
어둠이 관계할 것을 요구하는 밤이다
2014 문학in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