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관계자 외 출입금지

최인숙산호수 2015. 10. 6. 10:15

관계자 외 출입금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다급하게 두드릴 때조차

어둠은 눈높이 보다 조금 높은 곳에 눈을 맞추고

거만하게 그러나 초점 없이 내려다볼 것이다

발로 찬다고 해도 내 발만 아플 것이다

두들겨도 내 주먹만 공허해질 것이다

벽 뒤에 숨겨진 당신의 세계

벽과 다름없는

있지만 없는 당신이라는 세계

그 침묵에 대해

난 망치를 들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림자밖에 없는

알몸뿐인 밤이 오면

하나 둘 돌아오는 골목

물렁해진 모퉁이로

관계 할 자들만 집으로 돌아온다

 

당신은 굳이 열리지 않아도 좋다

난 당신과 관계가 없으니까

정말 그러니까

어둠이 관계할 것을 요구하는 밤이다

 

 

 

 

                            2014 문학in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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