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우는 여자

최인숙산호수 2016. 1. 12. 10:56

우는 여자

 

 

 

당신은 열수록 삐걱거리는 얼굴을 가졌습니다

 

여자의 얼굴이 문고리처럼 덜컹거립니다

열고 들어간 얼굴에 얼굴을 맞춰보면 얼굴이 조금 남습니다

여자의 간지러운 코를 귀가 있던 자리로 옮겨줍니다

힐끔거리는 내 눈초리가 거북합니까

여자의 코끝에 문지방을 올려놓을까 망설이다

장미넝쿨을 심어줍니다

얼굴이 튀어나오다 굵은 가시에 걸려 넘어집니다

여자의 얼굴이 웃으면서 비틀어집니다

 

당신은 차갑고 날카로운 표정을 짓습니다

자르고 자르고 또 자르고

뒤로 걷는 자유를 용서하지 못하는 당신

여자는 등뒤에서 잠깐씩 웃는

얼굴을 펼쳤다가 접기를 반복합니다

마음에 차지 않는 보조개는 알루미늄 포일처럼 구겨 던집니다

뒤통수에 숨겨놓아도 울음소리는 감출 수가 없군요

울고 싶을 때마다 손가락을 모자처럼 벗고

그 뒤에서 우는 여자

 

여자는 힐끗거리는 내가 눈에 찼나 봅니다

나를 자꾸 열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페이지가 궁금한가요?

가짜라고 날뛰던 얼굴이 문득 흘러내립니다

 

 

 

 

                           2015년 시와문화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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