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의 감정
혼자인 기분이지, 괄호 안에 있으면
킬 힐을 신고 마루 위를 또깍거려도
옷을 다 벗고 누워있어도
이쪽 창문 저쪽 창문 여닫아도
쿵쿵 뛰어다니다 쾅쾅 벽을 두드려도
식탁을 질질 끌고 다녀도
밤 12시에 청소기를 돌려도
볼링공을 떨어뜨리거나 굴려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밀봉의 세계
오른쪽 귀와 왼쪽 귀 사이 숨겨놓은 표정처럼
불 켜진 괄호들이 눈을 부릅뜨는 밤
공복의 쓰린 속을 참고 두리번거리는
시시한 당신은 몰라도 돼
인터폰이 울릴 때마다
자꾸 늘어만 가는 나의 괄호들
괄호 속 나의 기분들
2015년 시와 문화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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