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홍매화

최인숙산호수 2016. 3. 9. 10:12

 

홍매화

 

 

 

겨우내 입술을 뜯었다

 

말을 하지 않으면 벙어리라고 했다

 

아랫입술을 깨무는 것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보는 것

 

열 개의 손톱은 손가락 끝을 파고들었다

 

밤은

 

어둡거나 길거나 너무 밝아서

 

거울을 보라고 했다

 

창밖에는 창밖의 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고

 

자꾸 바라보면 그 자리에서 얼게 될지도 모른다고

 

눈사람은 착해 보였다

 

조금 모자란 눈썹이 마음에 들었다

 

입술을 조금 뜯어

 

눈사람에게 붙여주었다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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