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징검다리의 사상

최인숙산호수 2018. 10. 11. 12:07

징검다리의 사상

 

 

 

 

돌을 띄엄띄엄 놓아본다

물속 돌의 얼굴도 바로잡아 준다

 

서로 부딪쳐 깨어진 모서리

뿌리내리지 못한 중심을 흔들 때

무던한 표정에 눈이 시리다

 

손을 담근다

골목의 라일락 향

소꿉놀이하는 아이

종이배 기우뚱거리다가 기억 속으로 가라앉는다

돌은 중심 잃은 발을 바로잡아주고

물은 그 돌을 감싸고돈다

 

물속에서 어머니가 나를 바라본다

탁탁 털어 널던 마당의 하얀 홑이불

그 이불 속에서 손가락 빨던 불안도 물에 떠내려간다

 

그러고 보면 징검다리는

나를 업어 건네는 등이었다는 생각

시린 곳을 채워준 단추였다는 생각

그 잠기지 않는 윗도리를 이제 다시 한 번 쓰다듬는다

 

누군가 징검다리 되기 위해 자기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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