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장호원 복숭아를 깊이 들여다보다

최인숙산호수 2012. 8. 27. 14:07

장호원 복숭아를 깊이 들여다보다

 

  

 

어두웠던 창문에 불이 켜지고

천천히 걸어 들어온 꽃이 자리를 잡는다

불빛도 조금 흔들린다

 

불빛이 점점 부풀어 오른다

칭얼거림 없이도 봉긋해지는 가슴

 

한 뭉치 먹구름이 꾸벅 졸다 돌아설 때

백화등 꽃은 피고

아마존 여인도 우는 아들에게 마지막 젖을 물리고 있을 것이다

 

풀벌레 울음

꽃 물렸던 자리부터 젖이 돈다

툭 건드리면 후두두 떨어질 것처럼

가슴에 솜털이 곤두선다

 

물컹한 속이 단단한 기억으로 여무는 밤

씨앗 속 감춰진 달이 환하다

 

 

 

                                                        2012 시와 문화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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