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나의 바람이 너의 등 뒤에

최인숙산호수 2014. 4. 4. 16:09

* 나의 바람이 너의 등 뒤에

/ 최인숙(산호수)

 

당신과 나는

너무 오래 만났어요

내가 불이었을 때

물이었던 당신

내가 나무였을 때

바람이었던 당신

순간에 멈춘 우리랑 달리

꽃은 피고

나무는 허공으로 가지를 뻗었지요

너무 오래

생각만으로 집을 지었어요

어디에도 멈추지 못하는 나그네처럼

꽃의 안쪽이거나

낙엽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뒤에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지요

이번 생에도

언젠가 한 번은 스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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