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괄호의 감정

최인숙산호수 2018. 9. 3. 10:00

괄호의 감정

 

 

 

 

혼자인 기분이지, 괄호 안에 있으면

킬힐을 신고 마루 위를 또각거려도

옷을 다 벗고 누워 있어도

이쪽 창문 저쪽 창문 여닫아도

쿵쿵 뛰어다니다 쾅쾅 벽을 두드려도

식탁을 질질 끌고 다녀도

밤 12시에 청소기를 돌려도

볼링공을 떨어뜨리거나 굴려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밀봉의 세계

오른쪽 귀와 왼쪽 귀 사이 숨겨놓은 표정처럼

불 켜진 괄호들이 눈을 부릅뜨는 밤

공복의 쓰린 속을 참고 두리번거리는

시시한 당신은 몰라도 돼

인터폰이 울릴 때마다

자꾸 늘어만 가는 나의 괄호들

괄호 속 나의 기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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