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일락의 침묵
혼자 견딘 흔적을 바라보는 것은
미안한 일이다
마당 구석
혼자 피고
혼자 져버린
한 뼘 키의 라일락
검게 변한 꽃대를
오래된 탑처럼 간직하고
어떤 감정으로 너는 꽃을 피웠니
관심은 자주 눈높이에만 머물고
무릎 꿇지 못하는 다리로 서성이는 오후
밤새 뜯어먹힌 수백 개의 꽃이
코끝에서 피었다 진다
마당이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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