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소파가 깊어지는 밤

최인숙산호수 2016. 2. 11. 10:23

 

  소파가 깊어지는 밤

 

 

 

둥글고 달콤한 탁자로부터 멀어집시다

 

팔걸이에 귀를 걸고 당신의 숨소리를 의심합니다

별은 나타나지 않은 채 사라지는 방법에 몰두하고

스프링은 뒤척이면서 나선형으로 밤을 출렁입니다

 

굽실거리지 않아도 됩니다

늘어질 만큼 늘어져서 관대하게

삐걱거리며 지나갑시다

 

거부감으로 찌그러질 때마다

형성기억합금처럼 반짝거려야 합니까

닳아 거칠어진 만큼

사랑이 길어졌다 생각하십시오

어깨 위에 검은 유리창을 앉히고

무게 없이 건너가는 밤을 지켜봅니다

탁본처럼 묻어나는 누군가가 보입니다

 

우주를 유영하던 부스러기들이 섞이고 있습니다

소파 귀퉁이에 모이는 머리카락이나 지문만이

당신과 나의 구별법인지

계수나무는 밤마다 어디로 사라지는지

 

남아도는 발이 고무처럼 길게 늘어납니다

소파만큼 평평해진 내가 떠오릅니다

 

 

 

        웹진 시인광장 2016년 2월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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