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달고나

최인숙산호수 2016. 4. 5. 12:24

달고나

 

 

  달고나 속으로 비행기가 날아가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그는 우산을 펼치며 말했지만 부푼 생활은 오래될수록 부서지거나 주머니 속에 눌어붙지요

 

  누를수록 생활이 더 확실하게 파이는 거 맞죠 비행기가 날아가면 별이 뜨고 토끼가 뛰어가면 겨드랑이가 간질거리고 깨지기 쉬울 것만 같은 미래가 조바심치지만

 

  아무도 모르게 살짝 침을 발라요 엄지와 검지로 구름을 뜯어내면 비행기는 부드러운 날개를 펴고 손가락 사이를 날지요 집중하지 않으면 날개가 부러지니까 조심조심 방금 찍어낸 별이 아직 식지 않았으니까

 

  우산이 흔들려요 너무 많은 비행기가 구름사이를 날고 귀 없는 토끼들이 뛰어다녀요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우리는 조각난 미래를 입안에 털어 넣었죠 우린 무엇이든 될 수 있다니까

 

  국자를 내리칠 때마다 두근두근 심장이 새로 태어나지만 모두 우산 안 일이지요 비행기 별 나무 로켓 오리 고양이가 나를 통과하고 있어요 부서지고 으깨지고 침 발라 나를 녹여가면서

 

 

 

 

                                               2016년 예술가 봄호(제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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